아시는 분은 아시겠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제 직업은 S모 통신사의 인터넷 설치 기사 입니다.
오늘 다소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해 버렸는데.. 황당하기도 하고 당할 당시에는 화도 좀 났었는데.. 현재 화는 많이 가라 앉았습니다.
오늘 오후 6시 50분경 서울 S구 J동 P아파트에서 있었던 일 입니다.
인터넷 설치를 위해 고객 집에 방문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고객의 배우자로 추정되는 분이 만취 상태로 귀가를 하시고는 밤중에 모르는 남자를 집에 들여 놓았네 어쨋네 하면서
고객님에게 시비를 걸더군요.. 남의 가정사.. 좋은 분위기도 아닌데 껴들만한 오지랖이 저에겐 없음으로
그냥 묵묵히 인터넷 설치 작업을 하던중 귀에 들려온 말이 있었습니다.
"외간 놈이 들어와 있는건 신경이 안쓰이는데 내가 들어오면 신경이 쓰이냐?"
네.. "외간 놈" 에서 다소 황당했지만 제게 대 놓고 한것도 아니고 췻기도 있고 하니
그러나보다 하고 그냥 못들은척 하고 묵묵히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고 그 부부는 한동안 실갱이를 하더니 조금 후엔 이런 말을 저에게 하더군요
"아저씨 씨x 빨리 꺼져" 울컥 하더군요.. 유니폼 입고 일하는 상황이 아니였고 어디 밖에서 사복입고 만났다면
이 이야기의 내용이 다르게 갈 수 도 있는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유니폼도 입은 사람이 회사 이미지도 있는데.. 더불어 이미 사람이 아니라 술 먹고 개가 된 짐승하고 싸울수도 없고,
옵션사항으로 가진 돈도 별로 없으니 별 수 있습니까?
빨리 꺼지라는데 인터넷만 되는 걸 확인하고 바로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오늘 정말 구타 유발자는 어떤것인지 몸소 깨닳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돈 많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맷 값주고 사람 팰 만한 능력도 없고 패고 나서 깽값 물어줄 돈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매사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그런 폭력적인 능력을 가진 인간도 못 됩니다.
다만 걸려온 시비에 대해선 확실히 시비를 가려 내려는 성격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기술직이만 일종의 서비스업의 일을 하고 있는 동안은 그런 성격은 꺼낼 수 없습니다..
제가 밖에서 일하는 동안의 일거수 일투족은 회사의 이미지와 직결되고 있을 뿐더러
제가 하고 있는일에 대한 프로 의식과 업무에 대한 자존심이 있기에
제 아무리 막나가는 "진상" 고객을 만나더라도 사적인 감정은 우선 감추고 일을 하는 사람 입니다.
저도 어디 가면 고객 소리 듣고, 집에 오면 귀한 장남 대접 받고 사는데, 특별하게 뭘 잘못한것도 아니고
안쓰겠다는거 억지로 설치하게 하는것도 아닌데, 그 시간이 아니면 집에 아무도 없다고.. 그 시간에 와서 설치 해달라고 해서
그 시간 맞춰 가서 일하다 말고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그냥 직업이 그러려니 하면서 참아야 하는건가요?
차라리 맨정신인 사람이 그러면 정신병자구나 하고 말겠지만 멀쩡하게 차려 입고 술먹고 집에 와서 행패 부리고,
비록 고객과 기사라는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방문했을지언정 저는 그 고객의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그 고객에게 고용되어 그집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엄연히 그 집의 "손님" 인데, 술좀 "쳐"잡쉈다고 그 따위
막말을 하는 인성을 가진 분이 과연 술에 취하지 않은 때에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일런지..
한국사회에서 의외로 넓은 범위에서 통용되는 열외 사항 중 하나가 음주 입니다.
"취했으니까 그러려니.." , "사람은 좋은사람인데.. 술이 나쁜거지.."
취하면 그렇게 되고 사람은 좋은데 술이 나쁜 줄 안다면 안 마셔야지요?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리고 속된 말로 정신줄을 놓고 다닐 정도로 술을 먹는게 정상적인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음주 문화에서 가장 싫은 부분은 권유 입니다.
예를들어 난 오늘 술을 먹고 싶고 몸에서도 술을 받아주니 많이 마셔도 괜찮은 그런날..
같이 먹는 사람은 반대로 몸에서 술도 안받고 그다지 술을 많이 마시고 싶지 않을 그런 패턴이 형성되는 날이 있겠지요..
그렇다면 결론은? 상대의 사정 내 알 바 아니고 일단 오늘 마시기로 했으니까.. 내가 지금 먹고 있으니까.. 너도 먹어..
이런 분위기 솔직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술이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라서 보약이라서 많이 먹으면 몸에 좋으니까.. 많이 먹으라고 권유 하는것이라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만은..
술은 자신이 느끼는 한계를 넘게 먹으면 99.9% 정신줄이 온전할리 없는 물건입니다.
분위기에 맞춰서 적당한 술 한잔은 기분을 좋게 해주고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마시고 죽자는 분위기로 죽기살기로 새벽까지 마시면 마시는 당시의 기분은 조금 좋아질 수 있겠으나
결론적으론 술에 취해서 해서 될말 안될말이 나오기도 하고, 심하면 분위기도 살벌해지기도 하고 싸움도 날 수 있고..
더불어 숙면은 커녕 속이 쓰려 잠도 들기 힘들고 그 다음날의 생활에도 지장을 줍니다.
자신의 술 버릇을.. 자신의 주량을 확실히 알고 있다면.. 술을 마시는것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술버릇 안좋은 분들 술 마시는 방법을 바꾸십시오.
그리고 술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 상대방이 더는 안되겠다거나 조금 쉬면서 마시겠다.. 이런 의사 표현을 전했다면 술을 강제로 권하지 맙시다.
제발.. 기분 좋게 술먹고 "개 되지 맙시다!!"
'일상 :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KTX 특실 무선 인터넷.... (2) | 2011.02.26 |
---|---|
부산으로.... (0) | 2011.02.26 |
기독교 이러지 맙시다. 극 소수의 광신자 때문에 기독교가 개독교로 불려 지는 겁니다. (5) | 2010.10.26 |
방금 찍은 달 사진 (17) | 2010.09.22 |
O/S 변경 후 발생한 게임 호환성 문제- Windows XP → Windows 7 (64bit) (3) | 2010.07.18 |